Work on your Accent로 본 영어 기본 발음 훈련의 중요성
기본이 붙는 말은 단순한 듯싶지만 늘 어렵다. 수학 기본서, 영어 기본서 등 얼마나 두껍고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가?
하지만 발음은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겁먹을 만한 내용은 아니다. 당장 발음 관련 해외 교재를 사보면 유닛 수나 책 두께 자체가 다른 교재보다 상대적으로 얇고 적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므로 실제 훈련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 그만 읽고 책 나온 대로 따라 해봐" 라는 저자들의 마음이 느껴지도록 적혀있다.
앞으로 소개하는 내용은 교습시 주로 활용하는 교재 중 하나인
Collins 출판사Work on your Accent (2012, Helen Ashton & Sarah Shepherd) 를 주로 참고한다.
이 교재를 잠시 소개하자면,
흔히 말하는 유럽언어기준 B1-C2단계, 즉 중급 및 고급 활용자들을 위한 발음 교습서이다.
*유럽언어기준이란? 유럽언어기준은 간단히 초급(A1-A2) 중급(B1-B2) 고급(C1-C2) 총 6단계로 나눠진다. 초급은 그야말로 알파벳을 비롯하여 기본 표현을 배우는 단계, 중급은 일상생활과 연관된 이슈들에 대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단계, 고급은 어느 정도 배경지식만 있다면 원어민과 어떤 무리도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단계다.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4영역을 독립적으로 평가한다. 읽기는 C1수준이지만 말하기와 쓰기는 A2도 간당간당한 경우를 한국에서 허다하게 목격할 수 있다. 고로 토익이나 텝스같은 오로지 읽기 듣기만 평가하는 시험들은 만점 여부와 상관없이 유럽언어기준으로 평가가 불가능하다 (물론 텝스 만점에 가까운 학습자라면 좀 이야기가 다를 수 있지만). 실제로 토익 900 중반대를 맞은 학습자가 IELTS에서 스피킹 4.5(A2수준)를 받는 경우를 자주 본다..
다시 교재로 돌아오면, 기본적인 알파벳 발음을 할 수 있고 영어 문장을 읽는데 다소 버퍼링이 걸려도 끊김없이 읽을 수 있다면 충분히 학습 가능한 교재다. 영국식 발음인 용인발음(RP)를 기반으로 하며 미국식 혹은 호주식 발음과는 다소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 발음을 제대로 배웠다면 어디 가서 발음때문에 부끄러워할 일은 전혀 없으리라 확신한다 (오히려 반대면 반대지..)
Why do I have an accent?
아마 Accent란 말이 한국에선 강세로 번역되곤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억양에 가깝다. 발음과 억양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발음(Pronunciation)은 소리를 내는 방식이라면 억양(Accent)은 언어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저자 역시 많은 학습자가 겪는 고통(상대가 알아듣지 못해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나 내 말의 내용보다는 형식의 불충분함으로 인해 오해받는 경우)을 설명한다. 발음과 억양을 고치는 조그마한 도전이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격려한다.
Why soften my accent?
여기서 soften은 억양을 부드럽게 하는 의미로 보면 되며, 세가지 이유가 있다.
1. "People make judgements about us when we speak, both professional and personal judgements. We may not like it, but they do" (p.2)
> 그렇다. 사람을 겉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인간은 누구나 들리는 형식(발음, 억양)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품는다.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2. "A strong accent may often be perceived as a low language level, which is frustrating for the speaker and can lead to missed opportunities in work and everyday life" (ibid.)
> 우리도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이 단어는 유창하지만 억양과 발음이 전혀 한국적이지 못할 때 다소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특히 발음을 고치지 않고 영어를 배우게 되면 학습량 대비 효능감이 줄어들고 결국 좌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3. "A strong accent, even with perfect grammar and vocabulary, can prevent understanding and make you feel less confident about communicating"
> 강한 억양은 의사소통 상황에서 상대방의 이해를 현격히 방해하기 때문에 점점 자신감을 잃는 효과를 낳는다.
How will it feel?
이 부분이 재밌다.
"When you change how you speak, you change a part of your identity"
목소리와 그 사람의 억양은 결국 그 정체성을 대변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한국인으로 형성된 정체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 얻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한 채 하나의 정체성으로 숨어버리는 일이 다분하다. 부끄럽고 쑥스러우며 뭔가 내 옷에 맞지 않는듯한 그 느낌. 그 느낌이 싫어 그냥 이전으로 돌아가는 행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가끔 TV에 나오는 외국어 영재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는데 그건 "모방의 천재"들이란 점이다. 부끄럼 없이 TV나 유튜브 혹은 소설을 통해 듣고 본 내용들을 있는 그대로 사실상 성대모사 하듯 외워서 활용한다. 그것이 반복되면 결국 자신에게 형성된 정체성과 새로운 정체성 사이에 교점을 찾아나가고 결국 새로운 identity를 획득하게 된다. 이것을 이룬 학습자는 절대 뒤로 돌아갈 수 없다(자전거 배우기의 사례처럼).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는다. 왜? 내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들을지 감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영어가 재밌고 점점 그 정체성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물론 어릴때 유학을 다녀오거나 아주 많은 시간에 노출되면 기존 한국어로 형성된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결국에는 한국어를 영어 정체성으로 말하는 대참사까지 일어나곤 한다. 한 때 무분별한 사대주의로 인해 외국물 먹은 걸 보이고자 한국어를 굴려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참 덜떨어진 인간들이란 생각이 든 적이 있다. 한국어를 말 할 땐 그 정체성으로, 영어를 말할 땐 새로운 정체성으로 말하는 것이 아름답고 옳은 길이다. 이상한 혼종이 되지 말자.
그래서 결론은?
기본적인 영어 발음과 억양 고치기 훈련 없이는 영어 숙련자의 위치에 오르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자신감을 상실한채 죽은 언어를 만지작 거리며 자신을 위로하는 끔찍한 상황에 도달한다. 그리고 자신보다 발음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사소한 문법오류나 쓰지도 않는 어려운 단어를 제시하며 불쾌한 꼰대가 되는 경우도 왕왕있다.
기본 발음훈련의 핵심은 결국 영어라는 도구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는 일. 이를 통해 자신의 인지능력과 세계를 보는 눈을 확장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꼭 놓치지 말기를..
하지만 발음은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겁먹을 만한 내용은 아니다. 당장 발음 관련 해외 교재를 사보면 유닛 수나 책 두께 자체가 다른 교재보다 상대적으로 얇고 적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므로 실제 훈련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 그만 읽고 책 나온 대로 따라 해봐" 라는 저자들의 마음이 느껴지도록 적혀있다.
앞으로 소개하는 내용은 교습시 주로 활용하는 교재 중 하나인
Collins 출판사Work on your Accent (2012, Helen Ashton & Sarah Shepherd) 를 주로 참고한다.
이 교재를 잠시 소개하자면,
흔히 말하는 유럽언어기준 B1-C2단계, 즉 중급 및 고급 활용자들을 위한 발음 교습서이다.
*유럽언어기준이란? 유럽언어기준은 간단히 초급(A1-A2) 중급(B1-B2) 고급(C1-C2) 총 6단계로 나눠진다. 초급은 그야말로 알파벳을 비롯하여 기본 표현을 배우는 단계, 중급은 일상생활과 연관된 이슈들에 대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단계, 고급은 어느 정도 배경지식만 있다면 원어민과 어떤 무리도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단계다.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4영역을 독립적으로 평가한다. 읽기는 C1수준이지만 말하기와 쓰기는 A2도 간당간당한 경우를 한국에서 허다하게 목격할 수 있다. 고로 토익이나 텝스같은 오로지 읽기 듣기만 평가하는 시험들은 만점 여부와 상관없이 유럽언어기준으로 평가가 불가능하다 (물론 텝스 만점에 가까운 학습자라면 좀 이야기가 다를 수 있지만). 실제로 토익 900 중반대를 맞은 학습자가 IELTS에서 스피킹 4.5(A2수준)를 받는 경우를 자주 본다..
다시 교재로 돌아오면, 기본적인 알파벳 발음을 할 수 있고 영어 문장을 읽는데 다소 버퍼링이 걸려도 끊김없이 읽을 수 있다면 충분히 학습 가능한 교재다. 영국식 발음인 용인발음(RP)를 기반으로 하며 미국식 혹은 호주식 발음과는 다소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 발음을 제대로 배웠다면 어디 가서 발음때문에 부끄러워할 일은 전혀 없으리라 확신한다 (오히려 반대면 반대지..)
Why do I have an accent?
아마 Accent란 말이 한국에선 강세로 번역되곤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억양에 가깝다. 발음과 억양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발음(Pronunciation)은 소리를 내는 방식이라면 억양(Accent)은 언어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저자 역시 많은 학습자가 겪는 고통(상대가 알아듣지 못해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나 내 말의 내용보다는 형식의 불충분함으로 인해 오해받는 경우)을 설명한다. 발음과 억양을 고치는 조그마한 도전이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격려한다.
Why soften my accent?
여기서 soften은 억양을 부드럽게 하는 의미로 보면 되며, 세가지 이유가 있다.
1. "People make judgements about us when we speak, both professional and personal judgements. We may not like it, but they do" (p.2)
> 그렇다. 사람을 겉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인간은 누구나 들리는 형식(발음, 억양)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품는다.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2. "A strong accent may often be perceived as a low language level, which is frustrating for the speaker and can lead to missed opportunities in work and everyday life" (ibid.)
> 우리도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이 단어는 유창하지만 억양과 발음이 전혀 한국적이지 못할 때 다소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특히 발음을 고치지 않고 영어를 배우게 되면 학습량 대비 효능감이 줄어들고 결국 좌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3. "A strong accent, even with perfect grammar and vocabulary, can prevent understanding and make you feel less confident about communicating"
> 강한 억양은 의사소통 상황에서 상대방의 이해를 현격히 방해하기 때문에 점점 자신감을 잃는 효과를 낳는다.
How will it feel?
이 부분이 재밌다.
"When you change how you speak, you change a part of your identity"
목소리와 그 사람의 억양은 결국 그 정체성을 대변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한국인으로 형성된 정체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체성을 얻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한 채 하나의 정체성으로 숨어버리는 일이 다분하다. 부끄럽고 쑥스러우며 뭔가 내 옷에 맞지 않는듯한 그 느낌. 그 느낌이 싫어 그냥 이전으로 돌아가는 행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가끔 TV에 나오는 외국어 영재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는데 그건 "모방의 천재"들이란 점이다. 부끄럼 없이 TV나 유튜브 혹은 소설을 통해 듣고 본 내용들을 있는 그대로 사실상 성대모사 하듯 외워서 활용한다. 그것이 반복되면 결국 자신에게 형성된 정체성과 새로운 정체성 사이에 교점을 찾아나가고 결국 새로운 identity를 획득하게 된다. 이것을 이룬 학습자는 절대 뒤로 돌아갈 수 없다(자전거 배우기의 사례처럼).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는다. 왜? 내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들을지 감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영어가 재밌고 점점 그 정체성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물론 어릴때 유학을 다녀오거나 아주 많은 시간에 노출되면 기존 한국어로 형성된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결국에는 한국어를 영어 정체성으로 말하는 대참사까지 일어나곤 한다. 한 때 무분별한 사대주의로 인해 외국물 먹은 걸 보이고자 한국어를 굴려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참 덜떨어진 인간들이란 생각이 든 적이 있다. 한국어를 말 할 땐 그 정체성으로, 영어를 말할 땐 새로운 정체성으로 말하는 것이 아름답고 옳은 길이다. 이상한 혼종이 되지 말자.
그래서 결론은?
기본적인 영어 발음과 억양 고치기 훈련 없이는 영어 숙련자의 위치에 오르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그리고 자신감을 상실한채 죽은 언어를 만지작 거리며 자신을 위로하는 끔찍한 상황에 도달한다. 그리고 자신보다 발음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사소한 문법오류나 쓰지도 않는 어려운 단어를 제시하며 불쾌한 꼰대가 되는 경우도 왕왕있다.
기본 발음훈련의 핵심은 결국 영어라는 도구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는 일. 이를 통해 자신의 인지능력과 세계를 보는 눈을 확장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꼭 놓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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